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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손짓
₩4,600,000
김미라, 〈흔들리는 손짓〉, 2023. 캔버스 위에 아크릴, 60x60cm.
Kim Mi-Ra, Fluttering gesticulation, Acrylic on canvas, 60x60cm (2P), 2023.
Description
[작품 설명]
기억의 은유로서 다시 점 공간 투시와, 정신 분석적 왜곡을 통해 모호하고 비현실적인 환영의 공간을 만들던 기존의 작품과 다르게,
이번 작품들에서는 건축적 공간 투시가 다루어지지 않았다.
반면, 시간에 따라 드러나기도 사라지기도 하는 기억이라는,
결국은 불가해적이고 비실재적인 것의 재현을 위해 ‘잎’ 이라는 오브제를 붓질의 역동성 안에 불러들였다.
서로 닮은 그러나 같지 않은 무수한 ‘잎’들은 겹겹이 시간을 중첩하고 어제의 시간 위에 또 다시 겹을 만들며 마치 기둥의 열주처럼 산개하며 존재한다.
한 층 a layer 의 공간들은 표상화 된 기억들이었고, 그 위에 또 다시 올려지는 공간은 또 다른 기호화 된 시간이었다.
원근법의 교란, 건축물의 안, 밖 공간의 뒤섞인 배열, 초 현실주의적인 그림자 서사 장치들,
그리고 건축적 아치 기둥과 겹겹이 어우러지는 식물의 ‘잎’의 이미지 역시,
층층이 공간으로 겹치며 이미지가 변형되고 결국에 어우러지는 모호하고 불가해한 환영을 만든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 서사이고 동시에 시간에 대한 은유이다.
[작가 노트中]
나는 은유로서의 ‘시간’이자 ‘기억’ 그리고 사라지는 것, 즉 ‘부재’의 흔적들을
표현하기 위해 〈공간의 적층〉을 오랫동안 그려왔다.
한 층 a layer 의 공간은 표상화 된 기억들이었고, 그 위에 또 다시 올려지는
공간은 또 다른 기호화 된 시간이었다.
시간은 기억을 중첩 시키고, 욕망을 중첩 시키고, 해석과 의미를 중첩 시킨다.
그 중첩의 공간 안에서 모든 개인의 신화와 내러티브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나는
정의한다. 겹치고 교차되는 시선 속에 어떤 것을 덮어버리는 일로서 숨김과 감춤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새로이 표현된 오브제로서의 ‘잎'은 반복되지만 숨김의
과정 속에서 역설적으로 모호하게 기억을 환기 시킨다.
식물 이미지는 연속 선상의 이미지의 변주로서, 수없이 겹쳐진 잎새들은 기존의 나란한 기둥의 열주들과 다르지 않다.
잎새들은 마치 기둥의 열주처럼 산개하며 혹은 미시의 공간을 나누며 존재한다.
그 공간의 겹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바로 나의 ’감춤‘이자 ’드러냄‘이다.
(중략)
이미지들은 개인의 내러티브가 발현된 공간이며, 또한 보이지 않는 대상(지나간 시간, 기억)을 보이는 대상( 중첩된 건축물, 왜곡된 그림자, 식물의 잎)에 치환하여
그 경계의 유희를 보이는 방법론적 재현의 공간이다.
작품은, 혹은 그 안의 어느 실제의 이미지들은 시각적 자극이 되어 언어적 분절이 담아내지 못한,
무의식의 영역에서 ‘숨겨진 현존‘을 의식의 표면으로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으로서 캔버스 앞에 앉은 내 앞에 늘 존재한다.
나는 이처럼 추상화된 개념 (기억) 이 이러한 시각적 언어(현존된 이미지)로 설명 되어 질 때 ‘물리적 객관화’ 와 ‘정서적 객관화’사이의 간극,
그 사이의 찰나를 한편의 초현실적이고 모순이 공존하는 연극처럼 실재화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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