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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1
₩10,000,000
박혜령, 〈동백1〉, 2022. 캔버스에 유채, 116.8x91cm.
Park hea-ryeng, 동백1, oil on canvas, 116.8x91cm, 2022.
설명
[작가 노트中]
내 그림의 주요 소재는 동백꽃이다.
동백은 차가운 겨울 바닷바람을 맞으며 봄을 잉태하는 꽃나무이다.
‘당신만을 사랑합니다’라는 꽃말을 지닌 동백꽃은 우리 민족의 한과 그리움을 간직한 꽃이기도 하다.
그 옛날 별로 즐길 것이 없던 시절에도 남쪽 바다 섬사람들은 동백이 다시 피어나는 것을 보며
봄을 맞이할 희망에 부풀었다.
나는 동백의 생명력과 붉은 꽃잎과 노란 꽃 술에 반해 동백꽃을 그리기 시작했다.
여러 꽃을 그려왔지만 나에게 특별히 다가온 꽃은 동백꽃이다.
동백꽃은 그릴수록 더 알고 싶고 더 빠져들게 만든다.
이제는 단순히 꽃의 종류뿐만 아니라 동백의 서정성과 정신세계까지 궁금하다.
동백은 흔한 듯하지만, 결코 정신까지 흔하지는 않다.
동백은 자신의 시든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한다.
자신이 아름답고 싱싱할 때 꽃송이 채 바닥에 떨어뜨리는 자존감 높은 꽃이기도 하다.
동백은 두 번 피어난다.
나무 위에서 한 번, 땅에서 한 번.
떨어져서 땅을 수놓는 동백꽃 무리는 마치 붉은 양탄자가 깔린 것과도 같다.
떨어진 꽃들은 아름다움에 한 번, 아쉬움에 한 번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언제부턴가 동백숲 속에서 동백꽃과 사랑의 유희를 하는 동박새도 꼭 만나고 싶어졌다.
해마다 동백을 찾아 남쪽으로 먼 길을 떠날 때 나의 마음은 두근거린다.
화폭을 마주하고 작업을 할 때도 내 마음은 다시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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