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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 28(토) ▶ 2023. 11. 17(금)
Opening 2023. 11. 3(금) pm 4
* 주말 · 공휴일 예약제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416. B2F 더트리니티플레이스 | T.02-6949-4884
안종대의 Le temps (실상)
안종대 작가는 “실상”이 나오게 된 배경을 이야기한다.
“아름다움은 시간이나 마음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는데, 정작 그것을 표현할 길이 없었어요.”
작가의 90년대 초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는 ‘실상'(實相) 작업은 자연을 바탕 삼아, 시간을 그 위에 담아내고 있다.
안종대는 우리 화단에서 완벽한 별종의 화가이다.
첫째, 전혀 불가능한 표현인 ‘시간’이란 작업에 거의 예술가의 모든 일생을 걸었거나 바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은 어렵다고 하나 전혀 어렵지 않다. 다만 어렵게 보일 뿐이다.
안종대 작가는 스스로 일관되게 ‘빛, 물, 바람, 기다림의 시간’을 추구한다고 한다. 그가 선보이는 작품들은 모두 <시간>이란 제목을 달고 있다. 그 시간은 붙잡을 수도, 보이지도 않는 통제 불가능한 영역의 개념이다. 그러나 안종대는 그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것이 작가이다. 그래서 나는 그가 좋다.
안종대의 이번 작업은 자연의 빛과 시간을 색(色)으로 채집하는 모든 순간과 과정을 과거 그가 파리에서부터 집요하게 매달렸던 못 작업처럼 거의 40여 년에 걸친 시간으로 보여준다.
그는 이렇게 불가능한 표현에 여전히 매달리고 있다.
그 작품들에 그리 쉽게 컬렉터들이 다가가지도, 구입하지도 않는다. 마치 이건용 작가의 작품처럼, 김구림 작가의 아방가르드처럼, 아니 전위적인 대지미술의 작가들처럼..
그러나 나는 안종대 작가를 그 누구보다도 주목한다.
불가능한 것에 대한 도전, 그것이 예술이다. 누구나 다 그리는 것을 잘 그리는 것은 기술이지 예술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나 카셀 도큐멘타에 우선적으로 가야할 작가이다.
다양한 색깔의 종이가 배열된 화면에 염색하고, 말리고, 공예적 과정의 흔적, 그것은 시간이다.
시간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안종대의 작품이 갖는 ‘영원한’ 가치. 그것이 안종대의 시간이다. 예술은 불가능한 것에 대한 도전이다.
– 김종근 평론
김정연의 부드러운 집
내 작품과 삶은 밀접한 관계 속에서 진행되었다.
부드러운 집 부조 작업들은 하루, 하루의 나의 삶이자 일기이다.
<부드러운 집>은 일상에 대한 은유적 표현으로, 자전적인 서사의 내용으로 표출된다.
작은 패널 표면에 부조화되거나 그려진 도상들은 하나하나가 집이며, 방이며 나의 몸이 된다.
집의 형태에서 출발해 그 안에 서식하거나 기생, 분열, 증식을 거듭하는 반복적이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다른 생의 습관을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일상에 대한 풍경으로, 인간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보여준다.
라텍스의 피부나 금속판, 사포를 변형, 가공해서 만든 사람의 형상들…….
강가에서 우울한 날, 햇빛이 화사해 행복한 날, 여러 날에 걸쳐 주은 돌멩이들……
매일의 집의 형상을 암시하는 다양한 변형의 부드러운 육면체 구조들……
일기를 쓰듯 매일 매일 하루, 그 시간만의 나만의 집과 나의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
개별성을 유지하면서, 그 개별성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는,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 사는 모습과 집, 인간 그 속에 쌓여가는 시간들을 희망적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집’ 형태는 나의 작품과 삶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작품 안에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평온한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
나의 작품은 하루, 하루의 풍경이다……. 마음의 기록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안종배의 두상
나이가 들어가니 허공을 읽고 허망한 것들을 볼 수 있게 되었나 보다.
눈을 감고 입을 닫아야 보이는 얼굴들이 있다.
그 고스트 들의 얼굴을 가지려고. 수만번의 정질로 캐내는 일을 하고 있다.
내일도 눈을 감고 귀를 막아 그 얼굴들을 골라내러 갈 것이다.
<작가노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