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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둘러싼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닌 운명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물감보다 진한 최루탄 냄새가 싫었던 한 청년화가가 편도 티켓만을 손에 쥐고 훌쩍 독일로 떠났다.
그리곤 혈혈단신 이국땅에서 30년 넘게 그림에만 매달렸고, 현재는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현대미술화가로 성장했다.
9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야덴 화백은 “우연보다는 운명을 믿는다”며 소년 같은 미소를 지었다.
미국이나 프랑스를 놔두고 독일을 택한 것이나 유학 초기 빵 한 조각 없이도 한눈 팔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 장사를 접는 포목점 할머니로부터 오래된 한복 천을 넘겨받은 것도 모두 그림에 대한 갈망이 완성시킨 운명이라는 것이다.
이 화백은 역설적이게도 몸은 독일에 있었지만 가장 한국적인 작품을 완성한 작가다. 20여 년 전부터 한복 천에 유화작업을 하면서 동서양 모두에게 새롭고 신비로운 예술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탓이다.
“두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탓에 항상 그립고, 아쉽고, 무언가가 모자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복 천에 그림을 그리고, 어머니와 연관된 작품을 하면서 마음이 평화로워졌죠. 이것도 운명이 아닐까 합니다”
그동안 베를린과 한국을 오가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 그는 짧은 이번 방문에서도 서울전시를 비롯해 대구아트페어, 작업실이 있는 충남 서산시에서의 서해미술관 해외작가 교류전 등 바쁜 일상을 보냈다.
한국과 독일에서 인생의 절반씩을 보낸 이야덴 화백은 앞으로는 국내에서의 작품 활동을 늘려나갈 생각이다.
좋은 작품을 조국에 선보이는 것은 물론, 독일과 유럽의 선진화된 미술환경을 알리고픈 운명적인(?) 욕심이 생긴 것이다.
“독일은 그림을 걸기 위해 가구를 바꾸기도 하고, 작은 월급을 모아 외부에 알려진 가치보다는 자신의 안목을 믿고 작품을 수집합니다. 이런 탓에 화가와 소장가의 관계가 끈끈합니다. 한국에도 하루빨리 이런 풍토가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조만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며 인터뷰를 마친 이야덴 화백의 못다 한 이야기는 한동안 계속 될 듯하다.
출처 : 한복 천에 그린 작품으로 동서양을 사로잡은 ‘이야덴 화백’ < 인터뷰 < 기획특집 < 기사본문 – 충청뉴스라인 (ccnewsline.co.kr)